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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파파 일상

올레티비 무료영화, <공원의 여인> 리뷰

by 꿈이파파 2020. 11. 17.

 

 

시놉시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0년 이상 부부로 살아온 다니엘과 안나.

다니엘은 이혼을 결심한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안나.

 

둘 사이의 갈등은 딸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설상가상 다니엘에게선 애인까지 생긴 것만 같은데...

 

 

 


평도 없는 영화 리뷰를 쓴 이유

문득 2020년을 돌아보니, 올해는 영화를 본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 몇 안되는 영화들 중 가장 최신작은 2013년 개봉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였구요.

 

 

며칠 전, 큰 마음(?)을 먹고 몇 달만에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영화관도 아닌 집에서, 그것도 올레티비 무료영화 리스트 중 랜덤으로 고른,

<공원의 여인 (Mujeres en el parque), 2006>라는 영화입니다.

 

스페인 출신 감독인 펠리브 베가 (Felipe Vega) 작품으로 상업적 영화라기보단 '독립성'이 다소 짙은 듯 보입니다.

 

 

 

그걸 알기라도 하는지,

네이버며 구글이며 한글로 된 영화 줄거리,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평마저 하나 없었습니다.

 

 

 

 

아무도 찾아보지 않으실 거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 포스팅 역시 아무도 안 볼 것만 같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이 영화에 대해 찾아볼지도 모르니(저처럼 말이에요..),

이렇게 리뷰를 하나 써볼까 합니다.

 

 

 

(몰입을 위해 존칭은 생략했으니 양해 바랍니다)

 

 


들어가기 전

남편 다니엘은 음악 교사이자 피아니스트다.

아내 안나는 마드리드에 있는 갤러리 관장이다.

 

 

20년 이상 함께 살게 되다 흔히 말하는 '중년부부의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고, 참지 못한 다니엘은 결국 나가서 혼자 살게 된다.

그리고 이혼을 결심한다.

 

 

그들 사이엔 딸, 모니카가 있다.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수료했지만 막상 일자리를 찾으려 해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태다. 남자친구인 다비드는 IT 계열을 전공했지만 그 역시 직장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그들 각자의 삶이 삐그덕거리고 있는 지점,

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2006년 4월 마드리드에서

버스 안에 앉아 있는 다니엘은 맞은편 30대 후반의 커플이 다투는 걸 보게 된다. 둘 다 화이트컬러에 종사하는지 반듯한 정장을 차려 입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다니엘의 흥미를 자아낸다.

 

다툼은 게속 이어졌고 급기야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여자의 목을 조르며 창가 쪽으로 밀친다. 다니엘은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안타깝게도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분에 못이긴 여인이 버스에서 내리게 되고 남자 또한 뒤따라 내린다. 버스 문이 닫힌다.

 

 

 

 

그러다 다니엘이 일어나 버스기사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들을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서로 뺨을 후려갈기는 걸 구경한 후 다니엘은 다시 버스에 올라탄다.

 

 

 

이어서 한 여성의 독백으로 장면은 마무리된다.

 

'난 아버질 이해하지 못했다.'

 

 

 


모니카의 고민

모니카와 엄마 안나가 식당에 앉아 있다.

 

 

 

와인과 아이스크림을 시켜 놓고 아이스크림이 녹을 때까지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대기만 하는 모니카.

 

아무말 없이 있다가 엄마한테 와인을 좀 따라달라고 부탁한다.

 

 

 

모니카는 엄마에게 취업이 안되는 상황을 설명한다.

 

안나는 네 아빠가 돈을 줄 차례니 아빠에게 부탁해라고 단번에 거절한다.

 

 

"...난 돈 없다."

 

그런 엄마를 가만히 응시하는 모니카.

 

 

 

©Tornasol Films

 

곧이어 남자친구 다비드를 찾아가 그네에 앉아서 얘기를 나눈다.

 

"엄마가 망가졌어." 

 

너희 아빠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며 대답하는 다비드.

 

 

 

집을 나오고 싶다는 불평을 하며, 자신은 엄마를 사랑하지만 그래도 나와야겠다며 다비드에게 말한다.

 

돌아오는 답이라곤, 넌 그럴 형편이 안된다 웃으며 비아냥거리기만 한다.

 

 

 

보이지 않는 불만이 모니카 안에서 쌓여가는 듯만 하다.

 

 

 


다툼

늦은 시각, 마드리드 어느 한 식당에 남편 다니엘과 아내 안나가 앉아 있다.

 

오늘 '이상한 짓'을 했다고 실토하는 다니엘을 보고 안나는 웃음을 보이며 당신은 원래 잘하잖아, 라고 대답한다.

 

 

 

다니엘은 담배를 피우면서 낮에 버스에서 뺨을 때리며 싸웠던 커플에 대해 얘기를 한다.

 

결론은?

없어.

 

 

"애인끼리 따뀌 때리는 모습을 엿본 거지."

 

 

 

 

 

얘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꺼지지 않은 불씨가 남아있는 부부가 의례 그렇듯 갈등은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피어오르게 된다.

 

 

심각한 표정으로 안나가 말한다.

 

"당신은 뭐든지 어렵게 만들잖아."

 

사소한 것도 싸우게 만들고 남을 힘들게 해.

당신은 남의 인생을 함께 할 능력이 없어.

 

 

불평은 이어진다.

 

 

"당신은 인내심이 필요해, 그것도 아주 많이."

 

 

 

"난 남에게 인내심을 바라지 않아." 응수하는 다니엘.

 

 

날 이해하려 하니깐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라는 말과 함께 그는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한번 꼬인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는 듯해 보인다.

 

 


아빠의 애인

모니카는 퇴근 후 학교에서 나오는 아빠를 몰래 염탐한다. 그리곤 처음 보는 여자(클라라)와 함께 걸어가며 버스를 기다리는 걸 목격한다. 서로를 쳐다보고 즐겁게 웃는 모습을.

 

 

©Tornasol Films

 

 

아빠의 불륜(?)을 목격한 모니카는 더욱 심란해져만 가는 듯해 보이는데, 갑자기 키가 땅딸막한 어느 사내가 등장한다.

자신은 다니엘의 제자라며 짓궂은 웃음과 함께 쉴새없이 떠들어대며 아는 체를 하기 시작한다.

 

 

그를 떨쳐내고자 직장으로 간다면서 어느 한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니카.

그녀는 그곳에서 웨이트리스 일을 하는 듯해 보인다.

 

대학에서 전공으로 저널리즘을 수료했으면서도 말이다.

 

 

 


내연녀와 아내와의 만남?

어느날 깜빡하고 열쇠를 들고 오지 못한 모니카.

할 수 없이 별거 중인 아빠 집으로 가게 되었고, 아빠와 함께 식탁에 앉아 남자친구 다비드 얘기를 조금 나눈다.

대화는 계속 이어지지 않고 금방 끝나게 된다.

 

 

이윽고 아빠는 딸에게 잘 방을 안내해 주고, 그러다 애인인 클라라가 집을 찾아 온다.

 

 

둘을 소개하면서 어색해 하는 다니엘

모니카를 보며 표정이 굳은 클라라

 

그녀를 피하듯 모니카는 자러 방으로 들어가고, 거실에 남겨진 클라라는 거실에 놓여진 모니카 사진을 한참이고 쳐다본다.

 

 

 

잠을 청해보지만 찜찜한 기분 탓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니카.

 

그러던 중 갑자기 안나가 남편 집으로 찾아오게 된다. 새벽 2시에 왠일이라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니카와 그에 더 놀라는 안나.

 

클라라와 함께 있을 아빠방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엄마를 필사적으로 말리는 딸.

 

 

 

그러다 결국 안나는 다니엘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눈을 질끈 감는 모니카.

 

그러곤 침대에 누워 어찌할 바를 모르다 잠에 들게 된다.

 

다음날 아침, 아빠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 모니카. 다니엘은 태연한 표정으로 신문을 보며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Tornasol Films

갈등의 시작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더불어 애인이 생긴 듯한 아빠 때문에 혼란스러운 모니카. 어젯밤 일을 다비드에게 털어보지만 그는 이유 모를 웃음만 남긴다.

 

언짢아진 모니카는 자리를 휑하고 뜨게 된다.

 

 

 

마치 그녀 아빠, 다니엘처럼 말이다.

 

 

 

 

 

며칠 후 다니엘이 개최한 연주회에서 안나와 모니카는 클라라를 보게 되고, 둘은 각자만의 혼란에 빠진 듯해 보인다.

 

 

시간은 말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계속 흘러만 가고, 다니엘을 두고 딸 모니카와 아내 안나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는 것만 같다.

각자 저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런 딸과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니엘의 마음 속에는 클라라만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영화 초반, 레스토랑 안에서 담배를 피며 안나에게 말했던 그의 말이 생각난다.

 

"날 이해하려 하니깐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이후 영화는 후반전으로 돌입하게 되고 가족의 갈등은 마침내 폭발하고 맙니다.

 

 

 

영화를 찾아보시려는 분께,

혹은 이 영화를 본 후 뭔가 더 읽을거리를 원하거나 함께 나누고 싶어하시는 분께,

 

좋은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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