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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파파 리뷰/생활용품

비알레띠 모카포트 :: 11년째 쓰고 있는 뉴브리카 리뷰 + 크레마 팁

by 꿈이파파 2020. 9. 16.

안녕하세요. 꿈이파파입니다.

 

 

드디어 이 제품에 대해서 리뷰를 쓰는 날이 왔네요.

 

 

바로 2010년부터 시작해서 2020년 현재까지 11년을 저 꿈이파파와 함께 하고 있는 비알레띠 모카포트입니다.

 

 

출처 : bialetti.com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들 중 10년 넘게 꾸준히 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냉장고, 텔레비전을 떠올려 볼 수 있겠지만, 텔레비전 같은 경우는 LED 기준 평균수명이 7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시계나 핸드백, 지갑은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구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들은 10년을 넘기기 힘듭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점점 더 업그레이드 된 사양으로 신제품들이 출시하기 때문이죠.

 

 

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유품 중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물건은 비알레띠 모카포트 하나뿐입니다.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해 만들어 졌기에 물에 의한 부식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그래서 부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중간에 한 번 바꿔주긴 했지만, 이 모카포트 자체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습니다.

 

 

2010년에 구매한 브리카는 현재랑 외형이 좀 다릅니다(가격도 더 비쌌네요)

 

 

비알레띠 모카포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수동으로 순전히 가스불을 사용해 에스프레소 추출을 하는 도구입니다(찾아봤더니 인덕션용으로 출시된 모델도 있네요). 알루미늄 바디로 가볍고 열전도율이 좋아 빠른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듯 잘 말려주지 않으면 물에 의해 부식이 되는, 취약한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 지내면서 제가 항상 가지고 다녔던 건 여권과 모카포트였고, 세계 여행을 다닐 때도 배낭 한켠엔 항상 이 모카포트(모카 익스프레스 1컵)가 꼭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이곳저곳으로 가지고 다니며 느꼈던 불편함은 이 부식 하나말고는 없었습니다. 혹여 부식이 된다 하더라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보니 언제든 또 사면 된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이토록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랜 시간을 써 온 만큼 애정이 넘쳐서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 모카포트 사용법에 대해 간단히 보도록 하실까요?

 

 

뉴브리카 2인, 4인 세트입니다

 

이 모카포트는 이탈리아 내 가정집에서 90%가 사용할 정도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기업 비알레띠의 대표작은 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입니다. 에스프레소 1~2컵 기준으로 3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흔히 우리가 에스프레소라고 하면 황금빛 크레마(Crema)를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상 이 모카 익스프레스 제품으로는 크레마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추출 압력이 1 ~ 1.5bar로 다소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진 속 Brikka 모델은 추출 부분에 추가 달려 있음으로 좀 더 높은 압력(4bar)으로 에스프레소가 추출이 됩니다. 즉 집에서도 나름 괜찮은 크레마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죠 :)

 

**카페에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추출 압력은 9 ~ 15bar 정도 된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만든 커피. 나름 추출이 잘 된 듯합니다. 완전 수동으로 작동하다 보니 가스불의 세기, 물의 양, 원두 분쇄도 및 신선도에 따라 커피 맛 뿐만 아니라 크레마 상태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크레마가 잘 안나온다고 속상해 하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는데, 수동 아날로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시고 기분 좋게 마시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

 

 

 

어제 도착한 라바짜 클럽 그라운드 커피입니다. 분쇄되어서 나온 원두네요. 이 친구를 이용해 비알레띠 뉴브리카 추출을 함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비알레띠 뉴브리카는 알루미늄 재질이기에 부식에 취약할 뿐 아니라 기스에도 취약합니다. 그래서 모카포트 세척할 때에는 수세미도 쓰지 마시고 세제도 쓰지 마세요. 그냥 물로 대충 휙휙 헹궈서 잘 말려두시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저렇게 다소 거뭇거뭇 때가 끼게 되는데 커피가 스며든 자국입니다. 나와 세월을 함께 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때론 무심하게 내버려 둡니다 :)

 

세척 방법에 대해선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물은 어느만큼 담아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알레띠 뉴브리카 2컵 기준 70ml 정도, 컨테이너에 보시면 H2O라고 적혀있는데 저 지점까지 물을 채워주시면 됩니다. 물은 시원한 정수물이 좋더라구요(수돗물은 사용 안합니다). 이 물을 본체 제일 하단, 즉 보일러라고 부르는 곳에 부어줍니다. 그런 뒤 바스켓을 위에다 결합시키면 되세요.

 

 

 

캔을 개봉했을 때 올라오는 커피원두향이 언제나 좋습니다. 안에서 커피 요정의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네요.

 

 

 

작은 티스푼으로 크게 3번 정도 바스켓에 담으면 어느 정도 차게 되는데요.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높은 압력이 아니다 보니 너무 꾹꾹 눌러담을 경우 애가 추출을 버거워 하더라구요. 카페 매장에서 하는 것처럼 템퍼를 이용해 꾹꾹 눌러담게 된다면 한참을 기다려도 커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90% 정도 채워서 담은 뒤 손가락 2개를 이용해 토닥토닥 눌러주시면 평평하게 됩니다.

 

 

 

 

꽉꽉 눌러 담는 게 아닌 살살 토닥토닥거리며 담아주는 것이 황금빛 크레마 추출의 핵심입니다. 젖은 손으로 토닥이게 된다면 손가락에 커피가루가 묻으니 건조한 상태에서 토닥여 주세요 :)

 

 

그 뒤 바스켓을 본체와 결합시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꽉 잠궈줍니다. 살짝 풀린 상태거나 꽉 잠기지 않은 상태로 추출하게 된다면 그 틈새로 기압이 빠져나가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마쳤다면 이제 가스불 위에 올려놓으시면 됩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가스불 위에 올려두실 때 주의하실 점이 2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화구가 작은 곳에서 약불로 추출해야 합니다. 센불로 빨리 추출하게 되면 커피가 지나치게 뜨겁다고 느껴질 뿐 아니라 크레마 자체도 금방 사라져 버리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느끼기로는 '음미하는 맛'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약불에서 천천히, 그래서 총 추출 시간이 2~3분 정도 걸리는 게 가장 알맞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가스불이 보일러 면적보다 클 경우에 손잡이 쪽이 아주 뜨거워져서 자칫하면 화상을 입으실 수 있습니다. 이 손잡이가 플라스틱 재질이다 보니 불에 의해 녹아내릴 수도 있구요. 불조절은 항상 조심하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여기까지 오셨으면 이제 즐겁게 콧노래 부르며 커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추출하는 동안 계속 서서 보고 계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서 하단 보일러에서 커피가 살짝 올라오기 시작하는데요. 이렇게 올라오고 난 후부터 1분 정도 있으면 콰아악, 굉음을 지르며 에스프레소가 뿜어져 나옵니다. 저도 처음 추출할 땐 이 부분에서 은근 긴장이 됐었던 기억이 나네요.

 

 

 

추출할 때 소리가 쿠륵쿠륵하며 부드럽게 올라온다면 성공입니다. 보시다시피 크레마 색깔도 진할 뿐더러 입자도 곱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에 미리 예열해 둔 에스프레소 잔에 살며시 담아줍니다.

 

 

 

오늘 아침 식사가 완성되었네요 :)

 

혀가 데일 만큼 뜨거운 게 아니라 적당히 미지근하고, 부드러우며 산미도 적당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됐습니다. 양은 70ml 정도로 몇 번 홀짝이면 끝이 난답니다. 여기에 달달한 비스켓 하나 곁들인다면 참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자, 그럼 반대로 세팅을 잘 못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추출이 되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여기 동영상은 물을 100ml 넘게 보일러에 넣었을 때의 예입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올라올 때 힘이 없이 천천히 나오다가 갑자기 푸악,하며 한번에 크게 뿜어져 나오는 걸 들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스팀도 크게 올라오구요. 추출 과정이 전체적으로 균일하지 않고 딱딱 끊긴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우선 커피맛을 보자면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탁한 맛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잔에 따르는 사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크레마가 거의 없음을 보실 수 있으십니다. 처음 담는 물의 양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자 이렇게 추출이 끝나고 즐겁게 마셨다면 이제 세척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재질이 알루미늄이라 30분 정도만 실온에 두셔도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금방 식습니다. 그때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셔서 컨테이너와 보일러를 분리해 주시면 됩니다. 바스켓에 담긴 커피는 손가락으로 파내서 버려주시구요. 바스켓과 보일러, 컨테이너 모두 커피 찌꺼기만 물로 살짝 헹군 뒤 잘 말리시면 끝이에요. 간단하죠?

 

 

 

세척은 대충 하셔도 되지만 말리는 건 꼼꼼하게 하자구요 :)

 

 

 

 

이렇게 해서 제가 가장 애용하는 비알레띠 뉴브리카 모카포트에 대한 후기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쓰는 동안에도 한 잔 더 뽑아 마셨습니다. 작지만 든든한 친구같은 녀석입니다.

 

참고로 저는 비알레띠 직원은 아니지만, 뉴브리카 모카포트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맛있는 커피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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